제목 | 2017년 8월 12일자 데일리메디 보도기사 | 작성일 | 2017-0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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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제약사의 ‘알짜’ 자회사로 불리는 원료의약품 생산업체들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위사의 원료의약품 사업 집중이 결국 국내 제약산업의 취약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도 나오고 있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화학, 종근당바이오·경보제약, 에스티팜 상위 제약사의 원료의약품 자회사가 수출 실적을 지속적으로 높이며 성장하고 있다.
상위사들의 원료의약품 자회사에 공을 들이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원료의약품을 만들어 다국적제약사 등에 공급하는 것이 다국적제약사의 의약품을 도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것보다 마진율이 높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전체 수익에서 원료의약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한다. 원료의약품은 유한양행의 자회사인 유한화학에서 생산한다.
유한화학이 원료의약품을 만들어 유한양행에 공급하고 이를 고객사인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 화이자 등에 납품하는 형식이다.
유한양행 IR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한화학은 98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 653억원에 비해 50.2% 성장한 실적이다.
유한화학은 지난해 제2공장인 화성공장을 완공하는 등 원료의약품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최근 여러 대내외적 요인들로 악전고투 중인 동아ST의 원료의약품 자회사 에스티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에스티팜은 지난 2010년 동아제약의 계열사 유켐이 삼천리제약을 인수해 사명을 바꾼 회사로 GSK, 노바티스 등에 원료의약품과 의약품 중간체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에스티팜은 매출액 1046억원을 기록하며 성장률이 3.9%에 그쳤다. 계속해서 두자릿수 이상의 증가폭을 기록하고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2분기 매출이 지연되며 발생한 현상으로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종근당의 원료의약품 자회사인 종근당바이오와 경보제약 역시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상위 제약사들의 원료의약품 자회사가 큰 폭으로 성장하며 마진율이 높은 새로운 매출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다국적제약사들이 원료의약품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는 추세와 반대의 현상이다. 그렇다면 다국적제약사들은 왜 알짜인 원료의약품 사업을 줄여가고 있을까.
그 배경에서 국내 제약환경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도입의약품에 비해 원료의약품 사업이 마진율이 높다. 하지만 완제의약품 수출에 비하면 초라하다.
다국적제약사들은 완제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원료의약품 사업 등 CMO(의약품수탁사업)를 줄여가고 있다. 이를 국내 제약사들이 받아 새로운 먹거리로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신약 개발은 어렵고 도입의약품 사업은 마진율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다국적제약사로의 원료의약품 납품이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해외 보건당국에서 원료의약품 반입 규제 강화 움직임도 있는 만큼 원료의약품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될 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약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계에서 일부 완제의약품 수출 성과가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신약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라며 “당분간 원료의약품 납품을 통해 수익 창출을 해야겠지만 향후 미래에 대한 준비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